2025년 설 연휴가 시작되기 직전, 갈아탈 집의 가계약금을 보냈어요. 전세낀 집이었는데, 전세입자는 신축아파트에 당첨돼 입주가 예정된 상태였고요. 집 주인은 세입자가 나가기 전엔 2월 말에 목돈이 필요한 상황이었어요. 그래서 네이버에 올린 호가보다 5천 정도를 깎을 수 있는 상태였는데, 거기서 1천 만원을 더 깎아준다고 해서 남편과 상의 끝에 가계약을 하게 됐어요.
급매를 산 셈이죠.
저희 집을 판 건 1월 초였으니, 약 3주만에 이뤄진 매수 계약이었습니다. 이사는 매수자와 협의한 4월 초에 진행되고요. 시간이 빠듯하다보니 급하게 이뤄진 감이 없지 않지만, 그래도 짧은 기간에 많은 곳들을 둘러보고, 많은 생각을 했어요. 그 기록을 남겨두려고 해요. 이렇게 써두면 다음에 이사할 때 분명 도움되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.
하락장 아파트 매도 어떨까?
1) 내 집을 싸게 팔아야 한다
이게 사실이에요. 빨리 빼고 싶다면 싸게 내놔야 하는데, 저는 그렇게 팔고 나서 며칠 속앓이를 했습니다. 막상 안 팔렸다면 그 나름대로 속앓이 했을텐데, 막상 팔고나니 마음이 아프더라고요. 저희는 운 좋게 청약이 돼서 사게 된 집이라 돈을 벌고 나왔음에도, 과거에 높게 올랐던 가격의 기억이 있으니 그러했답니다. 사람 마음이 참 약았죠?
2) 로얄동 로얄층은 그래도 나간다
저희 집은 작은 평수지만 고층인데다 뷰가 탁트여 좋았어요. 또 지하철과도 가까운 편이었고요. 그래서 많이 깎아주지 않았음에도 단번에 집이 나갔습니다. 이 집을 산 분은 전세로 살던 부부였는데, 둘째 출산을 앞두고 계셨어요. 서울 외곽의 신축이지만 저는 이 집에 대한 기억이 아주 좋아요. 당연히 첫 집이라서 더 그렇겠죠. 두 분이 잘 선택한 거라고 생각하고, 좋은 일이 많으시길 빌고 있습니다.
하락장 아파트 매수 어떨까?
1) 좋은 매물이 많지 않다
하락장이라 싸게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로얄동 로얄층 매물은 잘 나와있지 않아요. 전월세를 낀 매물이 많이 나와있고요. 사기가 조금 망설여지는 1층 매물이 많았습니다. 1층은 그래도 고정 수요가 있다고 하지만, 쉽게 나가지는 않잖아요. 그래서 세들어 산다면 괜찮지만 직접 매수하기에는 고민이 되는 게 사실이에요.
2) 좋은 매물은 여전히 비싸다
로얄동 로얄층은 나가지만, 막상 제가 살펴보는 집들은 가격대가 몇 천씩 차이가 나서 매수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어요. 특히 주인이 살고 있는 경우, 또 입지가 좋은 경우에는 가격을 깎아주는 폭이 매우 작았어요. 그래서 돈이 부족한 저희가 선뜻 사기는 쉽지 않았습니다. 정말 급매라고 해서 약간 무리해서 사려고 한 적도 있는데, 집주인이 너무 싸다며 거둬들인 경우도 있고요. 주식도 그렇지만 부동산도 심리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집 팔기 전 알아야 할 팁은?
1) 아파트 매도할 때, 중도금 꼭 받기
저희가 이번에 매도할 때 크게 뒷통수를 맞은 게 있다면 중도금이에요.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희 역시 지금 살던 집이 첫집이다보니, 매도할 때 뭘 주의해야 하는지 몰랐어요. 그래서 부동산 중개인이 중도금은 꼭 받지 않아도 된다, 매수할 때 적당선에서 조절할 수 있다는 말만 믿고 계약금만 받고 매도 거래를 했어요.
그런데 웬일? 어딜가나 매매가에서 30~40%의 중도금을 요구했습니다. 저희가 가진 현금이 있긴 했지만, 그 현금으로는 부족했고요. 결국 부동산 중개인을 다시 찾아가 읍소하며 어떻게 그렇게 거래할 수 있느냐 따졌고요. 부동산 중개인분이 돈을 빌려주고, 또 매수자에게도 일부 중도금을 받는 것으로 일단락됐습니다.
그래서 말씀드리고 싶은건요.
1-1) 내 아파트를 매도하기 전 이사 갈 여러 아파트를 둘러보세요.
1-2) 이사갈 동네의 중도금 수준을 대략적으로 알아두세요.
1-3) 내 아파트를 팔 때 이사갈 아파트의 중도금 수준에 맞춰 내 중도금도 맞추세요. 내가 가진 현금과 받은 중도금으로 이사갈 곳의 중도금을 낼 수 있는 수준인지 계산해둬야 합니다.
2) 취득세와 중개수수료율 계산해두기
매수할 아파트의 가격대가 커질 수록 취득세 규모도 커집니다.
부동산 취득세 표준세율(2025.1.27 기준)
구분
|
취득세 | 농어촌특별세 | 지방교육세 | 합계세율 | ||
6억 이하 주택 | 전용면적 85㎡ 이하 | 1% | 비과세 | 0.10% | 1.10% | |
전용면적 85㎡ 초과 | 1% | 0.20% | 0.10% | 1.30% | ||
6억 초과 9억 이하 주택 | 전용면적 85㎡ 이하 | 2% | 비과세 | 0.20% | 2.20% | |
전용면적 85㎡ 초과 | 2% | 0.20% | 0.20% | 2.40% | ||
9억 초과 주택 | 전용면적 85㎡ 이하 | 3% | 비과세 | 0.30% | 3.30% | |
전용면적 85㎡ 초과 | 3% | 0.20% | 0.30% | 3.50% | ||
주택 외 매매(토지, 건물 등) | 4% | 0.20% | 0.40% | 4.60% | ||
원시취득, 상속(농지 외) | 2.80% | 0.20% | 0.16% | 3.16% | ||
무상취득(증여) | 3.50% | 0.20% | 0.30% | 4% | ||
농지 | 매매 | 신규 | 3% | 0.20% | 0.20% | 3.40% |
2년이상 자경 | 1.50% | 비과세 | 0.10% | 1.60% | ||
상속 | 2.30% | 0.20% | 0.06% | 2.56% |
만약 내가 사는 집이 10억이라면 9억 초과 주택이 돼요.
취득세율 3%+지방교육세율 0.3%=3.3%
10억 x 3.3% = 3,300만원이 됩니다.
3) 중개수수료율 계산해보기
매수할 집의 가계약을 하기 전에 중개수수료를 협의해두는 게 좋습니다. 나중에 협의하려고 하면 협상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. 서울시 중개수수료율은 아래와 같아요.
중개수수료 외에 부가세 0.1%도 내야 한다는 점 잊지 마시고요.
즉, 최종으로 내야 할 돈은
중개수수료(매수액x중개수수료율) x 1.1%가 됩니다.
이때 중개수수료는 조절될 수 있습니다. 또 중개수수료는 현금으로 내야 하니, 현금영수증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.
3) 내 집을 팔기 전에 이사갈 집들을 많이 둘러보세요
저희는 '집이 팔리면 알아봐야지' 라고 조금은 느슨한 생각을 가졌어요. 그런데 막상 이사갈 날이 결정된 뒤 집을 알아보려니 마음이 너무나도 조급했습니다. 만약 집을 판 뒤 알아보려면 이사 일자를 6개월 정도로 넉넉하게 잡아두는 게 좋고요. 이사갈 곳을 대략적으로라도 정해뒀다면 판 뒤에 알아보셔도 됩니다. 제일 권하고 싶은 건, 집을 내놓기 전에, 혹은 내놓은 후부터는 하루라도 빨리 이사갈 곳들을 임장하거나 직접 내부를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.
3-1) 생각해뒀던 단지라도 막상 내부는 생각했던 컨디션이 아닐 수 있어요.
3-2) 단지가 크면 클 수록 각 동마다, 층마다 뷰도 달라 많이 둘러보는 게 좋습니다.
3-3) 미리 많이 봐두면 내가 원하는 단지의 매물이 나올 때 빠르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.
이 정도가 부동산 하락기 갈아타기를 하며 제가 경험한 것들이에요. 도움이 되셨을지 모르겠네요.
1주택자, 상급지 이동은 시기와 상관없다?
'상급지 이동은 시기와 상관없이 늘 오케이'라는 얘기를 들어왔는데요. 최대한 내가 사는 아파트와 살고 싶은 아파트의 가격 갭이 좁아졌을 때가 맞는 시기인 것 같아요. 이 하락기가 계속 될 수도 있고 더 깊은 골로 갈 수는 있지만, 어차피 나와 내 가족이 최소 3년 이상은 살 집이라 조금 더 내리더라도 초연한 마음을 가질 수는 있을 것 같아요.
완벽한 타이밍이란 게 있을까요?
그럴 수 있다면 정말 운이 좋은 분이고 축하해드리고 싶어요.
저는 제가 가진 자금력으로 갈 수 있는 곳의 집을 매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축하할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. 여러분의 갈아타기를 응원할게요. :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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